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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재연구소

규정의 문구와 수치에 지나치게 매몰되 가는 것은 아닌가 본문

About fire risk

규정의 문구와 수치에 지나치게 매몰되 가는 것은 아닌가

kfsl 2024. 7. 31. 16:00

 

얼마전 현장에서 소화수조의 스프링클러 급수관과 설비급수관의 간격이 작아보여 유효저수량을 검토해보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며칠 지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유효수량이 기준에 약간만 부족하다면 반드시 보완해야 하는건가 ? 만일 기준의 절반밖에 없다면 어떤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되는가 ? 

이러한 생각을 하다가 규정이라는 수치 즉 형식에 점점 매몰되어 가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래동안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이 쉽게 빠지는 오류 혹은 습관 중 하나는 규정의 문구와 수치에 지나치게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부작용은, 내용과 수치의 정확성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서 점점 규정의 이해를 기술능력과 동일시 하게되는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정작 중요한 그 목적과 취지를 잊어버리게 되고 규정만을 바이블처럼 맹신하게 되는 오류에 빠지게 되는거죠. 저 또한 화재안전기준의 문구 하나하나를 거의 외우고 있었던 시절에는 마치 모든것을 다 아는것같은 착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 라는 의문입니다. 즉 규정 이면에 있는 본래의 취지와 목적, 한계를 이해하는것이라고 봅니다.

 

기술에서 규정의 원래 취지는, 필요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경제성과 공학적합리성 그리고 현재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만든것으로, 기술발전과 환경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보완, 수정, 첨가, 삭제 등을 통해 마치 생물처럼 성장한다고 봅니다. 

어떤 규정은 기술기반이 약해 외국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도 있으며 또 어떤 규정은 방법은 충분하지만 현재 여건상 차선책으로 선택한것도 있을 수 있고 또는 발견되지 않은 오류, 시장과 경제논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합의한 것, 구현 목표와 취지가 애매한것, 적당히 합의한 것 등등 그 이면에는 무수히 많은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딱 떨어지는 정수들 1, 5, 10, 100, 1000, 3000 등의 대부분은 공학적근거없이 경험에 의해 결정된 것들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건축법의 방화구획면적 1000m2 도 어디에서도 공학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스프링클러설치시 3000m2 까지 방화구획을 완화할 수 있는데 그 또한 공학적근거는 없습니다.

방화구획면적 관련하여 제가 알기로는, 유럽에서 소방대가 화재현장 도착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최대면적이 대략 1000m2 라는 경험적 산물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피해규모라는 경제적인 개념도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갑자기 떠 오른 생각을 글로 옮기다 보니 본래의 논점을 벗어나는것 같아 이쯤 마무리해야 겠네요 ㅠㅠ

 

결론은,

 

규정의 문구와 수치에 너무 맹신적으로 매몰되지 말고 그 취지와 이면의 과정을 이해함으로서 보다 유연한 대응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진정한 프로가 된다 라는 것이었습니다^^